항공사가 비행기 출발 시간이 늦춰졌다는 내용을 승객에게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등으로 보냈으나 승객이 이를 못 보고 공항에 나갔다가 시간을 허비했다면 항공사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당초 출발 시각에 맞춰 공항에 온 승객들에게 항공사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항공기 출발 지연 사실을 안내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다.


이모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오후 11시 30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출발 시간에 맞춰 공항에 도착했지만 낭패를 당했다. 이씨가 탑승권을 예약한 항공사인 말레이시아에어라인스버해드가 내부 사정으로 항공기 출발 시간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씨가 타기로 한 오후 11시 30분발 인천행 비행기는 5시간 30분이 지연된 이튿날 오전 5시로 출발시각이 변경됐던 것이다. 항공사는 13일 오후 3시 30분께 이씨에게 대체 항공기 제공을 위해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항공사는 이에 앞서 같은 날 정오께 항공기 출발 시각 지연 사실을 이씨에게 문자와 이메일로 보냈다. 하지만 이씨는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몰랐고 예정된 출발 시각에 맞춰 공항에 도착했다가 5시간 넘게 기다렸다. 화가 난 이씨는 "긴 시간 하릴없이 기다리느라 마음 고생을 했다"며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143838.jpg

  

서울중앙지법 민사1002단독 강영호 원로법관은 이씨가 말레이시아에어라인스버해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7가소7326836)에서 "항공사는 이씨에게 30만원을 배상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강 원로법관은 "항공사는 이씨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송약관에 의한 조치를 위해 노력을 다했으니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항공사 내부 사정에 의해 항공기가 지연되는 경우 문자나 이메일, 전화를 한 것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승객이 외국에서 연락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영어를 모를 경우 영어로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해도 그 내용을 알 수 없으며, 그러한 연락을 받아야 할 의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공사는 비행기 출발이 지연된 줄 모르는 승객을 위해 원래 탑승시간에 공항에 직원을 배치해 내용을 안내하고, 출발까지 이들이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이 사건처럼 밤을 꼬박 새워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항공사에서 배려의무를 다하지 못해 이씨가 정신적 고통을 당했으니 손해를 배상해야 하지만, 제반 사정을 종합해 손해배상액은 30만원으로 정한다"고 했다.

 by 법률신문



                법무에 대한 겸손한 자신감을 가집시다.
                                              - by smilela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