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건에 대하여

“박 대통령 최씨와 공범”… 탄핵·하야 요구 거세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20일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등을 구속기소하면서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박 대통령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해 법조계 안팎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헌법 제65조가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가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검찰의 대면 조사를 전면 거부하고 사퇴 요구를 일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통령의 퇴진을 위해서는 결국 법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21일 나란히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도 '탄핵 연대' 논의에 나섰다.

◇"탄핵사유 충분"= 법조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여야 3당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개최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현 시점에서 탄핵결정 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국민 여론이 유지된다면 헌재에서 탄핵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이날 "기존 헌재 판례 취지에 비춰볼 때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결과 발표와 언론이 제기한 의혹만으로도 탄핵 요건을 갖추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헌재의 탄핵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충실한 국정조사 등을 통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소추 사유를 확정하는 것이 탄핵심판의 관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헌재를 설득하기 위한 증거 제시와 엄밀한 법리 정리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국정조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겠지만, 박 대통령은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고 공적 제도가 아닌 무자격 비선 실세에 국정 수행을 의존해 국민주권주의와 대의제 원리, 권력분립 원칙에서 요청하는 책임·공개정부 원칙을 위반했다"며 "비선실세를 통한 국정 운영으로 정부 내 헌법기관에 의한 절차적 견제권과 직업공무원제도에 의한 법치행정 원칙에 따른 국정수행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헌법상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뇌물수수나 공금 횡령 등 부정부패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며 "검찰 수사 결과 공무상 비밀누설, 직권남용 및 강요 등 범죄의 공범으로 드러났고, 현재 수사 중이지만 제3자 뇌물수수 혐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현재 국회 원 구성상 탄핵소추 의결이 만만치 않다.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 국민적 저항의 화살이 대통령은 물론 정치권 전체로 향할 수 있기 때문에 탄핵소추안 의결 정족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며 "탄핵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6명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박한철(63·13기) 헌재소장은 내년 1월 31일, 이정미(54·16기) 재판관은 내년 3월 13일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재판관 결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탄핵소추 시기에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두환(67·사법연수원 12기) 전 헌법재판관도 "최근 언론 등을 통해 헌재의 재판관 구성이나 다른 결정례에서 보여준 성향 등 우려가 많지만 보수·진보 등을 떠나 이번 사건에 대해 법률가로서의 양심이나 애국심, 역사에 대한 책임 등을 고려한다면 탄핵 청구가 인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진 사퇴 형태의 하야를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결단이 전제돼야 하지만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질서있는 단계적 퇴진론도 논의되고 있지만, 당사자 본인의 결단과 여야 정치권 전체의 협의조정능력이 발휘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위험성이 있든 없든 이제는 선택지가 별로 없고 탄핵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의 보도와 검찰 수사 내용을 비롯해 특검 수사나 국정조사 결과 추가적으로 밝혀질 내용을 고려하면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며 "이보다 더 한 탄핵 사유를 요구한다면 헌법상 탄핵 규정이 사문화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 발의와 의결을 담당하는 국회의원을 비롯해 탄핵심판 심리·결정에 참여하는 재판관 등 모든 공직자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인식과 열의가 필요하다"며 "그에 따라 심리기간도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성(38·36기)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도 "헌재 결정에 따르면 대통령의 위헌·위법이 인정된 경우에도 법익형량의 원칙에 따라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이 있는 경우에 한해 탄핵 결정이 가능한데, 검찰 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다는 점은 상당 부분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헌재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여부를 결정하면서 △헌법·법률 위반 내용 및 정도 △탄핵결정으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공백 정도 △국론분열 및 정치적 혼란 정도 △헌법수호 기여도 및 국정정상화 효과 △대통령에 대한 국민 여론과 신임 정도 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며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릴 의사가 있다면 신속하게 결정하겠지만 심리가 늦어질수록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핵 관련 절차는=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소추 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국회의장은 즉시 본회의에 보고하고 그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탄핵소추 여부를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거나 본회의 의결로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해 조사하게 할 수 있다. 법사위에 회부되는 경우 법사위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는 조사의 방법 및 조사상의 주의의무규정을 준용해 지체없이 조사·보고해야 한다.

탄핵 의결에 따라 피소추자인 대통령에게 소추의결서 부본이 송달되면 대통령의 권한행사는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탄핵 의결서를 받은 뒤 180일 이내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다만 심리기간 규정은 훈시규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실제 심리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탄핵심판절차에는 형사소송법이 준용된다. 탄핵 심판 심리는 구두변론에 의해 공개 진행된다. 심판변론에는 소추위원인 국회 법사위원장이 피소추자인 대통령을 상대로 신문할 수 있다. 형사재판에서 검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탄핵이 결정된다. 2005년 개정된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탄핵심판에 관여한 모든 재판관은 자신의 의견을 기명으로 표시해야 한다. 누가 탄핵 결정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모두 드러나게 된다. 탄핵이 결정되면 대통령은 파면된다. 탄핵으로 민사 또는 형사상 책임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책임도 별도로 져야 한다.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날 경우 대통령은 즉각 정지된 직무를 계속하게 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는 그해 3월 9일 157명의 의원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3일 뒤인 12일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71명 중 193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김기춘(77·고시12회) 당시 법사위원장은 같은 날 헌재에 탄핵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당시 7번의 변론을 열었으며, 4월 30일 변론을 종결한 뒤 탄핵안이 발의된 지 두 달여만인 5월 14일 국회의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현직 당시 받던 보수의 95% 상당을 연금으로 지급받는 동시에 비서관과 운전기사, 경호 및 사무실 제공 등 지원도 받게 되는데, 탄핵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이 같은 예우를 받지 못한다.

by 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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